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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육군, 그 강인한 사명과 위용의 기록』 사진전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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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주작은갤러리 댓글 0건 조회 83회 작성일 26-09-0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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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셔터를 누르는 순간을 기록하지만, 세월은 그 사진 위에 역사를 덧입힌다.

한 장의 사진이 작품이 되기까지는 몇 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 한 장 속에는 때로 수십 년의 시간이 숨어 있다. 이번 『대한민국 육군, 그 강인한 사명과 위용의 기록』 사진전을 마무리하며, 나는 전시장 벽에 걸린 사진보다 그 사진을 찍기까지 걸어온 시간들을 먼저 떠올렸다.

나는 6·25전쟁의 포성이 아직 사람들의 기억 속에 생생하던 시대에 태어났다. 

어린 시절은 평화보다 긴장이 익숙했다. 무장공비 침투 소식이 들려오면 마을은 술렁였고, 임진강과 비무장지대는 지도 속의 지명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분단은 교과서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삶의 풍경이었다.

그 기억은 자연스럽게 나를 국방과 안보의 현장으로 이끌었다.

1978년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신문사에 입사한 뒤, 국방부와 판문점, 최전방 GOP와 훈련장을 쉼 없이 오갔다. 

흙먼지가 이는 훈련장에서 장병들과 함께 땀을 흘렸고, 새벽 안개가 걷히기도 전 카메라를 들고 산등성이를 오르던 날도 셀 수 없이 많았다.

군복을 입은 사람들은 언제나 말보다 행동이 먼저였다. 그들의 묵묵한 헌신은 기사 한 줄보다 더 큰 울림으로 내 가슴에 남았다.

1980년대, 취재 활동의 공로로 당시 윤성민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표창을 받았을 때도, 그것은 개인의 영광이라기보다 현장을 함께 지켜온 수많은 장병들에게 받은 감사의 인사처럼 느껴졌다.

세월은 흘렀다.

흑백필름을 갈아 끼우던 시대는 디지털카메라의 시대로 바뀌었고, 손으로 원고를 쓰던 기자는 컴퓨터 앞에서 기사를 송고하는 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의 사명감이다.

이번 사진전은 단순히 군사 장비를 전시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

빛바랜 흑백사진 속 젊은 병사들의 눈빛에서부터, 세계가 주목하는 첨단 K-방산과 강군으로 성장한 오늘의 대한민국 육군까지.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내가 바라본 대한민국의 변화와 성장을 한 공간에 담아보고 싶었다.

전시 장소가 파주 광탄이었다는 사실 또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분단의 상처가 가장 가까운 곳, 그러나 평화를 가장 간절히 꿈꾸는 땅. 그곳에서 대한민국 육군의 오늘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것은 내게 작은 축복이었다.

아쉬움도 있다.

많은 분들을 모시고 싶었지만 경기북부 최북단이라는 거리 때문에 선뜻 초청장을 보내지 못했다. 

찾아오고 싶어도 먼 길을 생각하며 마음으로만 응원해 주신 분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분들께 미안함과 감사의 마음을 함께 전한다.

그럼에도 전시장을 찾아 발걸음을 해주신 시민들, 지역사회 여러분, 군 관계자, 언론계 선후배와 동료, 그리고 오랜 세월 인연을 이어온 지인들의 따뜻한 격려는 전시장을 더욱 빛나게 했다.

사진은 혼자 찍을 수 있어도, 전시는 혼자 완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번에 다시 배웠다.

한 사람의 발걸음, 한마디 격려, 한 송이 축하의 꽃, 그리고 조용히 남겨주신 응원의 말들이 모여 비로소 이번 전시는 아름답게 막을 내릴 수 있었다.

나는 올해 일흔을 넘겼다.

나이가 들수록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기다림이라는 것을 배운다. 더 좋은 장비보다 더 깊은 시선이 중요하고, 더 빠른 셔터보다 더 따뜻한 마음이 먼저라는 사실도 깨닫는다.

젊은 날에는 사건을 찍었다면, 이제는 사람을 바라본다. 전차보다 그 전차를 움직이는 병사의 눈빛을, 군사훈련보다 그 뒤에 숨은 책임과 희생을 먼저 보게 된다.

카메라는 여전히 내 손에 있지만, 이제는 세상을 기록하는 도구를 넘어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되었다.

사진 한 장은 시간을 붙잡지 못한다. 그러나 사람의 기억만큼은 오래 붙들어 준다.

언젠가 내 사진들이 누군가에게 "그 시절 대한민국은 이렇게 나라를 지키고 있었구나." 하고 기억되는 작은 기록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앞으로도 셔터를 누를 것이다.

역사는 거창한 사건 속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름 없이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의 땀방울 속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이번 사진전을 찾아주시고, 멀리서 마음으로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따뜻한 발걸음과 격려는 사진보다 오래 남아, 앞으로도 내가 걸어갈 기록자의 길을 밝히는 한 줄기 빛이 될 것이다.144cdd97aa4c0153b2773c827f979fac_1788750444_720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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